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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16-11-08  |  903
음악과 함께 떠나는 세계의 혁명이야기
   음악과 함께 떠나는 세계의 혁명 이야기.hwp (657.0K) [8] DATE : 2016-11-08 09:56:14

끝나지 않은 노래, 혁명의 땅을 찾아서
‐-투쟁과 희망의 노래에 담긴 세계의 역사




『음악과 함께 떠나는 세계의 혁명 이야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여러 나라의 음악, 문학, 영화, 미술 등을 통해 세계의 혁명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사회의 문화를 통해 역사가 완성되어가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필자는 독자들을 유럽, 중남미와 아시아를 거쳐 빛고을 광주로 안내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가 있고, 사람들이 있고, 지금도 그들이 만들어가는 역사가 쓰이고 있음을 들려주는 이 책은, 가장 최근의 역사까지 짚어내는 흥미로운 세계사이자 독자를 더 넓은 예술의 이해로 이끌어주는 또 하나의 문화사라 할 것이다.

혁명에 얽힌 노래 이야기를 찾아서
시간이 흐르면 음악도 사라질까. 필자는 사라지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여전히 회자되는 노래에 주목한다.
“동학농민혁명을 연구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혁명에 얽힌 노래 이야기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찾아보니 프랑스혁명과 러시아혁명 등에 얽힌 노래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19세기 후반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 과정에서 우리와 같은 처지에 놓였던 여러 나라들 중 그리스와 중남미의 칠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도 제국주의 침략자들과 그와 결탁한 기득권 세력에 맞서 저항하면서 불렀던 민중들의 노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을 통해 우리의 동학농민혁명과 유사한 저항의 역사가 시공을 뛰어넘어 다른 나라에도 있었는가? 그 내용은 어떠했으며 그것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었다.”

투쟁과 희망의 노래를 부르다
폭압과 침략에 맞섰던, 자유를 갈망했던 민중들의 든든한 힘은 어디를 막론하고 혁명 음악이었다. 프랑스혁명도, 그리스 민주화운동도, 아르헨티나 민주화운동도….
평소 음악 듣고 영화 보기를 즐기는 역사 선생님인 필자의 ‘민중의 노래’에 대한 관심은 프랑스혁명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된다.
먼저 프랑스혁명 초기에 만들어져 내일이면 자유를 위한 전쟁터에 나가기로 다짐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격동시켰던 노래, 「라마르세예즈」의 탄생 배경부터 그 노래를 만든 아마추어 음악가 ‘루제 드 릴’의 개인사를 들려준다.
온건한 혁명파였던 그가 반혁명분자로 몰려 목이 잘릴 위기에서 「라마르세예즈」의 작곡가라는 명성 덕분에 살아남았다는 얘기며, 조국의 패망과 황제 나폴레옹의 몰락을 슬퍼하는 군인들의 노래인 〈두 사람의 척탄병〉을 언급하며 들려주는 당시 전쟁 이야기에는 프랑스혁명 전후의 유럽사가 담겨 있다.
빅토르 위고의 『장발장』과 영화 <레미제라블>을 오가며 프랑스혁명사의 장대한 흐름을 따라가 보고, 들라크루아의 명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감상할 기회도 있다.

예술과 문학으로 꽃핀 러시아혁명
이 책의 장점은 혁명 이야기 속에서도 특히 예술과 문학에 주목해 풍부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1905년’이라는 부제가 붙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11번」의 선율에 귀 기울이던 필자는 학창 시절 보았던 영화 <닥터 지바고>를 떠올린다. 그리고 원작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개인사와 노벨문학상 수상 거부 사연을 한가운데로 러시아혁명사와 혁명 이후의 역사 한 자락까지 훑어볼 수 있게 해준다.
푸시킨의 시와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곰곰이 읽어보는 대목에는 대문호들의 개인사와 문학사가 총망라되어 있다.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다
필자는 혁명의 와중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8인: 최후의 결사단>이란 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이유가 “쑨원이 아닌 그를 위해 죽어간 사람들, 신분이 대단하거나 이념으로 무장한 혁명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조국의 광복을 위해 항일투쟁을 했던 분들은 이념을 떠나서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필자는, ‘중국인민해방군군가’로 공식 채택된 「팔로군대합창」 등을 작곡한 정율성을 찾아간다. 그리고 “중국 인민은 그의 노래를 부르면서 일제 침략자들을 몰아냈고, 낡은 중국을 뒤엎었으며, 새 중국을 건립했다”고 쓰인 묘비명과 마주한다.
신해혁명의 역사를 찾는 여정에서 만난 한국의 독립운동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당시 혁명군 수뇌부의 유일한 조선인 장군이었다는 김규홍이 “이제는 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조국 한국을 위해 신명을 다 바칠 것입니다”라고 쓴 편지를 눈여겨보는 필자의 마음은 그의 망국의 아픔에 가서 닿는다.

민주주의를 노래하다
필자는 저항의 노래를 부르는 이들의 고난과 희망이 교차하는 삶에 주목한다.
「기차는 8시에 떠나갔습니다」, 이 노래는 단순한 이별노래가 아니라 그리스의 레지스탕스이자 반독재 민주인사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세계 음악계의 거장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개인사와 그리스 현대사가 담겨 있다. 그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고 부른 가수로 평가받는 마리아 파란투리는 군부독재정권에 의해 그가 투옥을 당하자 이에 항거하다 그리스에서 추방되어 세계를 떠돌면서도 수많은 노래를 통해 갈 수 없는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호소했다.

라틴아메리카의 역사 속으로
이 책에서는 쿠바, 칠레, 아르헨티나의 역사에서 우리와 닮은 현대사를 관통해 온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좀 더 알고 싶어 그의 자서전을 찾았다. 그리고 나는 지구 반대쪽 나라 칠레에 대해 동병상련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칠레도 우리와 같은 아픈 현대사를 품고 있었음을 다시금 알게 되었고 빅토르 하라, 살바도르 아옌데 같은 인물도 새롭게 만났다.”
1910년 멕시코혁명 당시 농민들에 의해 오늘날과 같은 노래로 만들어졌다는 ‘라 쿠카라차’, 스스로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면서 지금은 비록 가진 자들의 압제 아래 비참한 생활을 하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현실의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승리하리라는 희망을 노래했던 멕시코 농민들이야말로 판초 비야, 에밀리오 사파타 등의 영웅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콜럼버스가 “사람의 눈으로 본 가장 아름다운 땅”이라고 말했다는 쿠바에는 아직도 “산속 보금자리를 찾는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이 한 몸 바치리라… 관타나메라 과히라 관타나메라.” 하는 노래가 울려 퍼진다.
쿠바의 시인이자 사상가, 혁명가였던 호세 마르티의 시에 곡을 붙였다고 하는데, 필자는 “그가 봉기를 일으킨 1894년은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해이다. 다른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에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자유와 평등, 자주를 외치며 민중들과 함께 싸우다 생을 마감한 것”에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

모두를 위한 노래를 부르다
체 게바라의 마지막 순간 그의 배낭에서 발견되었다는 책 『모두를 위한 노래(Canto General)』은 한 편의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필자는 위대한 시인 네루다와 저항음악의 거장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주고받은 우정을 격동의 라틴아메리카 역사 속의 감동적인 한 장으로 꼽는다. 파시즘 폭력과 군부독재에 맞서 민중의 편에 서서 민주주의와 평화,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웠던 두 거장의 역사적인 만남은 예술로 승화되어 세기의 노래로 탄생한 것이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잔잔한 감동 역시 놓치지 못할 대목이다.
핍박당하고 고난 받는 이들을 노래로 달래준 민중의 어머니. 아르헨티나의 국민가수 메르세데스 소사가 「그라시아 아 라 비다」(삶에 감사하며)를 열창하는 모습은 또 어떤가.
“나는 전 세계 민중을 위해 노래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은 나를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니까요.”

대한민국 광주! 오월 혁명을 노래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 책의 절정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이 곡을 만든 김종률을 만나 노래의 탄생 비화와 최근의 논쟁에 대한 심경을 들어보았다.
“엄혹한 시절 자칫 잘못하면 잡혀간다는 두려움과 긴장감 속에서 녹음이 시작되었고 마침내 첫 녹음 후 이 노래를 다시 들었을 때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그때의 느낌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그 시대를 노래한 이 노래도 하나의 역사다. 강압하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노래는 우리 머릿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가슴속에도 있다. 우리 세대를 이어 다음 세대까지 영원히 가고 후손들한테도 불릴 것이라 확신한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돌아보며>는 5·18민주화운동의 약사로서 손색이 없다.
“마치 먼 길을 돌아서 온 느낌이다. 체 게바라의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전봉준을 떠올려본다”는 필자는 부록 <동학농민혁명 다시 보기>를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은 이들의 노래를 대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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